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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알림, 탭 수십 개가 열려 있는 시대. 단 하나에만 집중하면 삶이 어떻게 달라질까?

시작하게 된 계기: 나는 왜 항상 바쁜데 아무것도 안 된 느낌일까?
하루 종일 무언가를 하긴 했다. 메일을 확인하면서 보고서를 쓰고, 영상을 틀어놓고 책을 읽었으며, 카카오톡 알림이 뜰 때마다 화면을 전환했다. 그런데 저녁이 되면 이상하게도 성취감 대신 피로감만 남았다.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오늘 진짜로 집중한 시간이 몇 분이나 됐을까?
그날 이후 '한 가지 일만 하기', 이른바 싱글태스킹(Single-tasking)을 30일간 실천하는 도전을 시작했다. 이 글은 그 기록이자 탐구다. 단순한 개인 경험을 넘어, 왜 인류 역사에서 집중은 언제나 위대한 성취의 핵심이었는지, 그리고 현대 과학은 무엇을 말하는지까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특별한 능력이 없어도, 고가의 플래너 없이도, 한 번에 한 가지만 하는 것만으로도 삶은 의미 있게 바뀔 수 있다. 그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역사 속 집중의 달인들: 단 하나에 몰두했던 사람들
집중은 현대의 발명품이 아니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불멸의 업적을 남긴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아이작 뉴턴은 1665년 흑사병으로 캠브리지 대학이 문을 닫자 고향 울즈소프로 돌아가 18개월을 홀로 보냈다. 그 기간에 그는 미적분학의 기초, 광학 이론, 그리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정립했다. 외부 자극이 차단된 환경에서 단 하나의 문제에 집중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후세 과학자들은 이 시기를 '경이로운 해(Annus Mirabilis)'라고 부른다.
찰스 다윈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일했다. 그는 매일 오전 정해진 시간에만 연구에 집중했고, 나머지 시간은 산책과 독서로 채웠다. 방문객을 잘 받지 않았고, 지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에도 연구 이외의 사교 활동은 자신의 집중력을 해친다고 썼다. 20년에 걸쳐 단 하나의 이론을 정교하게 다듬은 결과가 바로 『종의 기원』이다.
한 번에 한 가지 일을 하라. 그것이 전부다.
— 세네카, 『루킬리우스에게 보내는 편지』 중
동양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선 시대의 학자 율곡 이이는 학문에 임하는 자세로 '거경(居敬)'을 강조했다. 경(敬)이란 마음을 하나에 집중하고 흩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율곡은 하루의 공부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단 하나의 텍스트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본의 장인 정신인 '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 역시 수십 년을 한 분야에만 바치는 단일 집중의 철학을 근간으로 한다.
역사는 반복해서 말한다. 깊이 있는 성취는 깊이 있는 집중에서 온다.
멀티태스킹의 신화가 무너지다: 뇌과학이 밝힌 불편한 진실
우리는 오랫동안 멀티태스킹이 현대인의 필수 능력이라고 믿어왔다. 이력서에 '멀티태스킹 가능'을 강점으로 적는 것이 당연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과학은 이 믿음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스탠퍼드 대학의 클리포드 나스(Clifford Nass) 교수 연구팀은 2009년 멀티태스킹을 자주 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 연구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멀티태스킹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정보 필터링, 기억력, 작업 전환 능력 모두에서 낮은 성과를 보였다. 그들의 뇌는 집중력 자체가 약화되어 있었다.
미시간 대학의 데이비드 마이어(David Meyer) 교수는 이것을 '작업 전환 비용(Task-switching Cost)'이라고 명명했다. 뇌는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전환할 때마다 일정한 인지 자원을 소모한다. 이 비용이 누적되면 전체 생산성은 최대 40%까지 떨어질 수 있다. 우리가 느끼는 멀티태스킹의 '효율'은 실제가 아니라 착각이다.
캘 뉴포트(Cal Newport) 조지타운대 교수는 저서 『딥 워크(Deep Work)』에서 이 개념을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했다. 그는 지식 경제 시대에서 진짜 가치를 만드는 능력은 '인지적으로 복잡한 일을 방해 없이 완전히 집중해 수행하는 능력', 즉 딥 워크라고 정의했다. 역설적으로 이 능력은 현대 사회로 올수록 점점 희귀해지고 있다.
즉, 한 가지 일만 하는 사람이 드물어질수록,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의 가치는 점점 높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30일 도전: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나
도전의 규칙은 단순했다. 어떤 일을 하든 그 일만 한다. 글을 쓸 때는 오직 글만, 밥을 먹을 때는 오직 밥만, 대화할 때는 오직 그 대화에만 집중한다. 스마트폰은 뒤집어 놓고, 불필요한 탭은 닫으며, 알림은 모두 끈다.
📌 1주차: 불편함의 시작
처음 며칠은 예상보다 훨씬 힘들었다. 뭔가를 하다가 10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손이 스마트폰을 찾았다. 뇌가 자극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버텼을 때, 작업이 리듬을 타기 시작하는 순간이 있었다. 이 순간이 몰입의 입구였다.
📌 2주차: 시간이 늘어나는 경험
2주차부터는 이상한 일이 생겼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것이 완성됐다. 2시간을 집중해 쓴 글이 예전에 하루 종일 틈틈이 쓴 글보다 훨씬 나았다. 체감 시간도 달랐다. 집중 후의 휴식은 진짜 회복이 됐다.
📌 3~4주차: 관계와 일상의 변화
식사 중 스마트폰을 내려놓자 같이 밥을 먹는 사람의 표정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상대방이 내 집중을 느끼는지, 대화의 질이 달라졌다는 피드백도 들었다. 일과 생활 모두에서 '존재감'이 생긴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했다.
30일 후 내가 얻은 것은 대단한 성과물이 아니었다. 오히려 조용한 자신감이었다. 무엇을 하든 그것을 '제대로 했다'는 감각. 그것이 쌓이면 삶의 질이 바뀐다.
세계적 인물들의 싱글태스킹 일화
이 경험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성공한 사람들의 루틴을 들여다보면 확인할 수 있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시절부터 1년에 두 번 '생각 주간(Think Week)'을 가졌다. 외딴 오두막에 혼자 들어가 7일 동안 오직 읽고 생각하는 일만 했다. 이 기간에 외부 연락은 완전히 차단됐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개발 전략, MSN 사업 방향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굵직한 방향 전환이 이 '홀로 집중'의 시간에서 나왔다.
워렌 버핏은 하루의 80%를 독서와 사색에 쏟는다고 밝혔다. 그는 오마하에 살면서 월스트리트의 소음에서 의도적으로 거리를 뒀다. 회의를 최소화하고, 하나의 투자 아이디어를 수개월에 걸쳐 깊이 들여다보는 것이 그의 방식이다. 동시다발적인 정보 처리보다 하나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더 낫다는 믿음이 그의 투자 원칙 밑에 깔려 있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5~6시간을 오직 글쓰기에만 집중한다. 그는 이 루틴을 수십 년째 변함없이 유지해왔다고 말한다. 특별한 영감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집중의 습관 자체가 창작의 원천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집중력과 지속력이야말로 재능보다 중요한 것이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일을 하는 것, 그게 내 방식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 인터뷰 중 (취지 요약)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 어떻게 시작할까
철학과 과학적 근거가 아무리 훌륭해도, 실생활에서 실천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한 가지 일만 하기를 생활에 녹여내는 데 효과적인 방법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시간 블로킹(Time Blocking)'이다. 하루를 몇 개의 시간 블록으로 나누고, 각 블록에는 단 하나의 작업만 배정한다. 오전 9시부터 11시는 보고서 작성, 오후 2시부터 3시는 이메일 처리, 이런 식으로 작업 단위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잠깐만 다른 것도 할게'라는 유혹에 저항할 명분이 생긴다.
두 번째는 '트리거 제거'다. 집중을 방해하는 물리적, 디지털 트리거를 미리 차단한다. 스마트폰 알림 끄기, 불필요한 브라우저 탭 닫기, 작업 공간에서 관련 없는 물건 치우기. 의지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환경 자체를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세 번째는 '25분 집중 + 5분 휴식' 사이클로 유명한 '포모도로 기법(Pomodoro Technique)'이다. 이 방법의 핵심은 타이머가 울리는 25분 동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른 것을 하지 않는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 작은 약속을 지키는 경험이 집중력 근육을 키운다.
네 번째는 '완료 의식(Completion Ritual)'이다. 한 작업을 끝냈을 때 작게라도 완료를 표시하는 행동을 한다. 체크리스트에 줄을 긋거나, 노트를 닫거나, 잠깐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 뇌에게 '이 일은 끝났다'는 신호를 주면 다음 작업으로 더 깔끔하게 전환할 수 있다.
한 가지 일만 하기가 만드는 삶의 태도
싱글태스킹은 단순히 생산성 해킹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다.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있는 사람, 내가 하는 이 일이 충분히 가치 있다는 믿음. 그 믿음 없이는 집중이 생겨나지 않는다.
철학자 시몬 베유(Simone Weil)는 '주의(Attention)'야말로 사랑의 가장 근본적인 형태라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혹은 무언가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 자체가 존중이고 사랑의 행위라는 것이다. 그 관점에서 보면, 한 가지 일만 하기는 단순한 효율 추구가 아니라 삶에 대한 예의다.
30일의 도전이 끝난 뒤, 나는 완벽하게 달라진 사람이 되지는 않았다. 여전히 스마트폰을 무의식적으로 집어 들기도 하고, 영상을 틀어놓고 일하는 날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가 바뀌었다. '지금 나는 진짜로 이것에 집중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하루에도 몇 번씩 떠오른다는 것. 그 질문 하나가 삶의 질을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바꿔놓고 있다.
시도해보기를 권한다. 오늘 딱 25분만. 다른 것은 모두 끄고, 한 가지만.
참고 문헌 및 출처
- Cal Newport, Deep Work: Rules for Focused Success in a Distracted World, Grand Central Publishing, 2016
- Ophir, E., Nass, C., & Wagner, A. D. (2009). Cognitive control in media multitasker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https://www.pnas.org/doi/10.1073/pnas.0903620106
- Meyer, D. E., & Kieras, D. E. (1997). A computational theory of executive cognitive processes and multiple-task performance. Psychological Review, 104(1), 3–65.
- Westover, T. (2018). Educated. Random House. (집중과 자기 형성에 관한 회고록 참고)
- Murayama, K. (2021). A reward-learning framework of knowledge acquisition. Psychological Review. https://psycnet.apa.org
- 율곡 이이, 『격몽요결(擊蒙要訣)』, 조선 선조 연간 —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 컬렉션 참고
- 세네카, 『루킬리우스에게 보내는 편지 (Epistulae Morales ad Lucilium)』, 기원후 1세기
- Wikipedia: Flow (psychology) — Mihaly Csikszentmihalyi
- Harvard Business Review: You Can Learn to Focus
- Pomodoro Technique 공식 사이트: francescocirill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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